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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세계를 놀라게 한 혁신적 실험

by jisik1spoon 2025. 9. 8.

서론: 세계 최초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

엘살바도르는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며 글로벌 금융계에 혁신적인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나이브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이 주도한 이 정책은 전통적인 통화 질서에 도전하며 암호화폐의 국가 차원 도입 가능성을 세계에 입증했습니다.

 

2021년 6월 의회에서 비트코인법이 통과되고 같은 해 9월부터 시행된 이후, 엘살바도르는 단순히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는 미국 달러에 의존하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금융 자립성을 추구하는 대담한 시도였습니다.

비트코인 정책의 핵심 내용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정책은 여러 층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정부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고 모든 경제 주체가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이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또한 '치보(Chivo)'라는 정부 운영 디지털 지갑을 개발하여 국민에게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무료로 지급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매일 1비트코인 매수" 전략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축적해왔습니다. 2025년 현재 엘살바도르는 약 6,055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6억 달러 상당의 가치에 해당합니다. 정부는 이를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BR)'으로 명명하며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도시 계획: 미래 지향적 비전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정책 중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는 '비트코인 시티' 건설 계획입니다. 콘차과(Conchagua) 화산 인근에 건설될 예정인 이 도시는 화산 지열을 이용한 친환경 전력으로 비트코인 채굴과 도시 운영을 하는 혁신적 모델을 제시합니다.

 

비트코인 시티는 단순한 채굴 도시가 아닌 종합 도시로 계획되었습니다. 주거 지역, 엔터테인먼트 시설, 공항, 항구 등 완전한 도시 인프라를 갖추고, 소득세, 자본이득세, 재산세 등 대부분의 세금이 면제되는 특별구역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부가가치세만 부과하되 그 수익의 절반은 도시채 상환에, 나머지는 인프라 유지에 사용한다는 계획입니다.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화산 채권(Volcano Bonds)'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발행이 계속 연기되면서 프로젝트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제적 성과와 변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정책은 경제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21년 GDP는 11.9% 성장했으며, 2023년에도 3.5%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건설업(17.9%), 전기업(14.6%), 전문서비스업(11.1%) 등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습니다.

 

비트코인 투자 수익률은 극적인 변화를 보였습니다. 2022년 11월경에는 60%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2024년 11월 현재 90%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과 친암호화폐 정책 기대감으로 인한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영향입니다.

 

암호화폐 채굴 산업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2025년 현재 국가 전체 에너지 생산의 약 5%가 주로 재생 가능한 자원을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에 할당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2,000개 이상의 직접적인 일자리가 창출되었습니다.

국제적 반응과 IMF와의 갈등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정책은 국제사회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IMF는 지속적으로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을 이유로 비트코인 법정화폐 지위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IMF는 비트코인이 재정 안정성, 재정 건전성, 소비자 보호 등에서 큰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결국 2024년 12월 엘살바도르는 IMF로부터 14억 달러 구제금융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비트코인 정책을 수정했습니다. 2025년 1월 29일 의회에서 비트코인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기업의 비트코인 결제 수용이 의무에서 선택사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으로 세금 납부가 가능했던 조항도 삭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비트코인 축적을 지속하고 있으며, 민간 부문에서의 자발적 사용은 계속 허용하고 있어 완전한 정책 철회라기보다는 조정으로 평가됩니다.

국민들의 반응과 사회적 영향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비트코인 정책에 대한 반응은 복합적입니다. 2021년 센트럴아메리칸대학(UCA)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비트코인 정책에 반대했으며, 90%는 비트코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응답했습니다. 2025년 조사에서도 전년도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한 경험이 있는 국민은 8.1%에 불과했습니다.

 

비트코인 도입 첫날부터 1,000명 이상이 참가한 반대 시위가 벌어졌으며, "노점상이나 버스 운전사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하루에도 수백 달러씩 변동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우려했습니다.

 

반면 일부 택시 운전사들은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여 추가 수익을 얻고 있으며, 관광업계에서는 암호화폐 관심자들의 방문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영향과 다른 국가들의 반응

엘살바도르의 실험은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국가 준비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부탄이 GDP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스위스는 법안을 통해 비트코인을 국가은행 비축 자산으로 포함시켰습니다. 베네수엘라, 폴란드, 아르헨티나, 독일 등에서도 의원들이 관련 제안을 제출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국가 비트코인 준비금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펜실베니아주는 이미 관련 법안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국가 채택의 선구자 역할을 했음을 보여줍니다.

 

파라과이와는 디지털자산 규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아르헨티나 증권위원회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어 중남미 디지털자산 규제 허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과 미래 전망

2025년 현재 엘살바도르는 IMF 조건에 따른 정책 조정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축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매일 1비트코인 매입 원칙을 유지하며, 현재까지 약 6,055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어 약 90%의 투자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테더(Tether) 같은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이 엘살바도르로 본사를 이전하고 있으며, 이는 여전히 암호화폐 친화적 환경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트코인 시티 프로젝트도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며, 올해 8월 터키의 Yilport 지주회사가 엘살바도르 두 항구에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론: 혁신과 도전의 교훈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실험은 성공과 실패가 혼재된 복합적 결과를 보여줍니다. 경제적으로는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두었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했지만, 국민 수용도와 실용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정책 조정이 불가피했지만, 엘살바도르는 여전히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혁신의 상징적 국가로 남아있습니다. 이들의 실험은 다른 국가들에게 디지털 자산의 국가적 활용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강제성을 배제한 자발적 채택 모델이 더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평가되며, 엘살바도르의 경험은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정책 수립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