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화제의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북극성》에서 화림 역을 맡은 배우 정영숙은 준익과 준상의 할머니이자 옥선의 시어머니 역할로 출연하여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전지현과 강동원이 주연을 맡은 이 첩보 로맨스 드라마에서 정영숙은 주요 등장인물들의 든든한 어른 역할을 담당하며 작품에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정영숙 배우의 생애와 연기 경력
정영숙(鄭永淑)은 1947년 4월 1일 평안북도 선천군에서 태어났습니다. 6·25 전쟁 당시 가족과 함께 월남한 그녀는 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1968년 TBC TV 6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올해 78세인 그녀는 무려 57년 차 베테랑 배우로, 한국 연예계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TBC에서 김창숙, 안은숙, 김희준 등 선배 여배우들의 기세에 눌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후 MBC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정영숙은 데뷔 초부터 화려하고 이국적인 외모로 화제를 일으켰으며, 젊은 시절에는 여군, 부잣집 딸, 다방 마담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었습니다.
대표작품과 주요 역할 분석
정영숙은 수많은 작품에서 강단 있는 어머니, 시어머니, 상궁, 여장부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야인시대 (2002년)에서는 김두한의 할머니인 한산 이씨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 역할은 정영숙의 강단 있는 캐릭터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인어아가씨 (2002-2003년)에서는 주인공 아리영(장서희)의 어머니 한경혜 역을 연기했습니다. 이혼 후 자폐아를 잃은 충격으로 후천성 시각장애인이 된 비운의 여인 역할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각장애인 연기를 위해 눈을 감고 동선을 연습하고, 불을 끄고 이불을 꿰매는 연습까지 하며 완벽한 몰입을 보여주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얀거탑 (2007년)에서는 장준혁의 어머니 역할로 출연하여 의료진들 사이의 권력 다툼 속에서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스토브리그 (2020년)에서는 백승수의 어머니 역할로 출연하여 국민 엄마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습니다.
눈이 부시게 (2019년)에서는 샤넬 할머니 역으로 출연하여 특히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들에게 버려진 채 외로운 죽음을 맞는 할머니 역할을 통해 현대 사회의 노인 문제를 조명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해표식용유 광고모델로서의 명성
정영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해표식용유 광고입니다. 1979년부터 1994년까지 무려 15년 동안 동방유량(현 사조해표)의 해표식용유 전속모델로 활동하며 "해표 식용유 정말 고소해요"라는 광고 카피를 히트시켜 '해표 아줌마'로 전국민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이 광고를 통해 현모양처의 이미지가 각인되었으며, 당시 많은 주부들에게 친숙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개인적 삶과 가족 관계
정영숙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7살 연상의 남편 전동진과 1972년에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그녀의 가장 큰 후원자이자 버팀목 역할을 해왔으며, 연기활동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존중해주어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결혼 후 건강도 좋아졌다며, 결혼 전 손발이 차고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결혼 후 많이 개선되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가족으로는 딸 전유경과 아들 전유성이 있습니다. 딸 전유경은 YTN 아나운서를 거쳐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 모녀가 같은 연기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2013년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는 모녀가 함께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정영숙은 지금까지 남편과 말싸움도 한 적이 없다고 자랑할 만큼 부부금슬이 좋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울 평창동에 거주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근처 삼각산에 오르는 것이 취미이고, 한라산을 5번이나 올랐을 만큼 체력도 자랑하고 있습니다.
연기 특징과 스타일
정영숙의 연기 특징은 강렬한 인상을 바탕으로 한 강단 있는 여장부 기질입니다. 젊은 층에게는 예능 출연이 잦지 않아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조연으로 꾸준히 얼굴을 비추며 "아! 이 분!"하고 알아볼 수 있는 원로 배우입니다.
그녀는 주인공의 강단 있는 어머니나 할머니 역할로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왔으며, 필모그래피를 보면 대부분 이러한 캐릭터로 일관성 있게 연기해왔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로맨스, 마담 역할까지 폭넓은 연기를 소화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 시어머니, 상궁 등의 역할에 특화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 역할을 위해 눈을 감고 연습하는 등 역할에 대한 완벽한 몰입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표정연기에 자신 있다고 말할 만큼 무언연기에도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활동과 수상 경력
정영숙은 7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2021 월드스타 연예대상' 연극 부문 공로상을 수상하여 그동안의 연기 인생을 인정받았습니다. 연극 '사랑해요 당신'에서 일평생 남편만을 사랑한 아내 역할로 출연하는 등 연극 무대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KBS2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최명희 역으로 출연했으며, 2025년 현재 디즈니+ 《북극성》에서 화림 역을 맡아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국 연예계에 미친 영향
정영숙은 57년이라는 긴 연기 경력 동안 한국 드라마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입니다. 특히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반세기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활동하며 한국 연예계의 산 증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녀는 "나이 먹으니 남자가 불쌍해 보인다"며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희생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늙으면 남는 건 정말 부부 밖에 없다"는 인생관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이순재와 함께 2019년 영화 《로망》에 출연하여 치매 노인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그려내며, 고령화 사회의 현실을 조명하는 작품에도 참여했습니다.
정영숙은 단순히 오래 활동한 배우가 아니라, 각 시대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표현해낸 진정한 연기자입니다. 해표식용유 광고로 국민 어머니의 이미지를 구축했고, 수많은 드라마에서 강인한 여성상을 구현해내며 한국 연예계의 어머니 같은 존재로 자리잡았습니다.
《북극성》에서의 화림 역할 또한 그녀의 오랜 경험과 연기력이 어우러진 또 하나의 대표작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디즈니+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베테랑 배우 정영숙의 진가를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