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터(Vector)는 수학, 물리학, 공학, 컴퓨터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기본 개념입니다.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갖는 물리량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시점에서 끝점으로 향하는 화살표로 표현됩니다. 이 화살표의 길이는 벡터의 크기를 나타내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벡터의 방향을 나타냅니다.
벡터의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먼저 스칼라(Scalar)와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칼라는 크기만을 가지는 물리량으로, 온도, 질량, 시간, 거리, 속력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벡터는 크기와 함께 방향을 모두 필요로 하는 물리량입니다. 예를 들어,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는 500m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스칼라 표현이고, "집에서 북쪽으로 300m, 동쪽으로 400m 가면 학교에 도착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벡터 표현입니다. 전자는 단순히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만을 나타내지만, 후자는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가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나타냅니다.
일상생활에서의 벡터 사례
벡터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매우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나타낼 때, "남동쪽에서 시속 15킬로미터로 불어오는 바람"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시속 15킬로미터라는 크기와 남동쪽이라는 방향을 함께 포함하는 벡터입니다. 자동차의 GPS 네비게이션 시스템에서 "200미터 직진 후 우회전하세요"라고 지시되는 경우도 거리(크기)와 방향을 모두 포함하는 벡터 개념이 적용된 것입니다.
비디오 게임에서 캐릭터가 "왼쪽 위 대각선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경우도 이동 속도(크기)와 왼쪽 위 대각선(방향)을 나타내는 벡터입니다. 항공기와 선박의 항로 계산에서도 현재 위치와 목표 위치를 벡터로 표현하고, 풍향과 해류를 고려한 벡터 연산을 통해 실제 이동 경로를 계산합니다. 이렇게 벡터는 자연현상과 기술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벡터의 수학적 표현과 좌표
벡터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기하학적 표현으로, 평면이나 공간에서 화살표로 나타내는 방식입니다. 삼차원 실수공간에서 임의의 벡터는 각 축 방향의 단위벡터를 이용하여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3차원 공간에서 벡터는 x축, y축, z축 방향의 세 개 성분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벡터 v는 (vx, vy, vz)의 형태입니다.
벡터의 크기(길이 또는 norm)는 절댓값 기호나 이중 수직 막대로 표기하며, 유클리디안 거리 개념을 이용하여 계산됩니다. 3차원 벡터의 크기는 각 성분의 제곱의 합에 제곱근을 취하는 방식으로 계산됩니다. 벡터 공간에서는 덧셈 연산과 스칼라 곱 연산이 정의되어 있으며, 이들 연산은 특정한 공리들을 만족해야 합니다.
벡터 연산과 수학적 성질
벡터에 스칼라를 곱하는 스칼라 곱(scalar multiplication) 연산은 벡터의 크기를 변화시키거나 방향을 반대로 하는 연산입니다. 벡터에 양수인 스칼라를 곱하면 벡터의 크기는 커지거나 작아지지만 방향은 유지되고, 음수인 스칼라를 곱하면 벡터의 크기가 변하면서 동시에 방향이 반대가 됩니다.
벡터 간의 내적(dot product)과 외적(cross product)은 벡터 연산의 중요한 개념입니다. 내적은 두 벡터 사이의 각도 관계를 나타내며 스칼라 값을 결과로 가집니다. 외적은 3차원 공간에서만 정의되는 연산으로, 두 벡터에 모두 수직인 새로운 벡터를 결과로 가집니다. 벡터의 덧셈은 교환법칙과 결합법칙을 만족하며, 이러한 수학적 성질들은 벡터를 이용한 복잡한 계산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단위벡터와 위치벡터
단위벡터(unit vector)는 크기가 1인 벡터를 의미합니다. 임의의 영벡터가 아닌 벡터를 그 벡터의 크기로 나누면 같은 방향의 단위벡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직각좌표계에서는 x축, y축, z축 방향의 단위벡터가 있으며, 이들을 이용하여 다른 모든 벡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위치벡터(position vector)는 원점에서 특정 점까지의 변위를 나타내는 벡터입니다. 위치벡터는 어떤 점의 좌표를 벡터로 표현하는 방식이며, 기하학적으로는 원점에서 그 점을 가리키는 화살표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위치벡터의 개념은 내분점과 외분점을 구하는 계산에서 자주 활용됩니다.
벡터 공간의 수학적 정의
순수 수학에서 벡터는 더 추상적으로 정의됩니다. 벡터 공간(vector space)이란 체(field) 위에서 벡터 덧셈과 스칼라 곱이라는 두 연산이 정의되어 있고, 이들이 특정한 8개의 공리를 만족하는 집합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수학적 정의에 따르면, 함수나 행렬, 다항식 등도 벡터 공간의 원소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벡터 공간의 공리에는 벡터 덧셈에 대한 결합법칙, 교환법칙, 항등원의 존재, 역원의 존재, 그리고 스칼라 곱에 대한 결합법칙, 분배법칙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공리들을 만족하는 모든 대상은 벡터로 취급하여 선형대수학의 다양한 기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좌표계 변환과 벡터
특정 벡터는 좌표계에 따라 다른 좌표 표현을 갖습니다. 한 좌표계의 좌표를 다른 좌표계의 좌표로 변환하는 것을 좌표 변경 변환(change of coordinate transformation)이라고 합니다. 벡터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좌표계가 달라지면 벡터의 좌표 표현은 달라집니다.
이는 벡터가 좌표계와 무관하게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좌표계를 선택하든 벡터 자체의 크기와 방향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좌표 표현만 달라집니다. 컴퓨터 그래픽에서는 여러 개의 좌표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벡터와 점의 좌표계 변환은 행렬을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과학과 인공지능에서의 벡터
컴퓨터과학 분야에서도 벡터는 중요한 자료구조로 사용됩니다. 프로그래밍에서 벡터는 동적 배열 자료구조를 의미하며, C++ 표준 템플릿 라이브러리(STL)의 벡터 타입이 대표적입니다. 기계학습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벡터는 입력 데이터를 표현하는 기본 단위로 사용됩니다. 각 성분은 데이터의 특성을 나타내며, 데이터를 벡터로 표현하면 수학적 연산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자연어 처리에서 단어를 벡터로 표현하면 단어 간의 유사성을 계산할 수 있고, 이미지 처리에서는 이미지의 픽셀값을 벡터로 변환하여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과 같은 모델이 이미지를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컴퓨터 그래픽에서도 벡터는 화상의 표현 요소로서 방향을 지닌 선으로 사용됩니다.
물리학에서의 벡터의 중요성
물리학에서 벡터는 자연현상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위치, 속도, 가속도, 힘, 운동량, 전기장, 자기장 등 물리적 양의 대부분은 벡터로 표현됩니다. 뉴턴의 제2운동법칙 F=ma는 힘과 가속도가 모두 벡터라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벡터를 이용하면 복잡한 물리 현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힘이 한 물체에 작용할 때, 각 힘을 벡터로 표현하고 벡터의 합을 구하면 물체에 작용하는 실제 힘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벡터의 내적을 이용하면 일(work)을 계산할 수 있고, 외적을 이용하면 토크(torque)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은 벡터장(vector field)으로, 공간의 각 점에서 벡터 값을 가집니다.